the Graydaywrite admin
알차게 다녀온 부산이었습니다. 2021/05/22 (Sat)
여전히 걷고걷고.
이번이 네 번째 부산이라지만, 이번에는 여느 때와는 꽤 다른 부산이었습니다. 작년에 갔다 왔을 때도 꽤나 달랐었는데 그 때는 아는 동생이 차로 픽업부터해서 올라올 때까지 전적으로 가이드를 겸하며 같이 다녀서 많이 편했었지요. 생각해보니 작년에 갔을 때도 그 덕에 매우 생소한 경험이긴 했습니다. 물론, 그렇게 가이드 해준 동생이 고생은 했지만서도(봉하마을까지 갔다 왔으니 더더욱). 맨 처음에 갔던 부산은 그냥저냥 대중 교통 이용해서 다닌 것이라서 크게 대단할 것은 없었고(다만, 경주에서 부산으로 기차 타고 내려올 때 동해남부선 이용해서 해운대역(현재의 신해운대역)에서 내렸던 기억은 남아있습니다. 어찌저찌 광안리까지 와서 적당히 하루 묵을 숙소 잡고(원래는 게스트 하우스 이용할 생각이었는데, 운영한다 써있던 게스트 하우스가 운영을 안 하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바다와 광안대교를 바라보며 쉬었었지요. 그 이후로는 부산역까지 와서 태종대 가는 버스 타고 태종대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그 당시 알던 동생을 그 때 보긴 했었는데 그 친구 지금 죽었나 살았나 모르겠군요. 연락조차 안 되고 아마 연락처도 바뀐 듯 하니...

어쨌든 원래 목적이었던 아는 동생 보기는 어찌저찌 완수를 하긴 했는데, 오늘 일이 좀 생겨서 오전에 아침겸 점심을 겸한 식사까지만 하고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건 좀 예상하지 못 했던 상황이기도 해서 약간 당황하기는 했지만, 어차피 아직 출발할 때까지는 시간도 많이 남았고해서 헤어진 이후에 광안리 해변 근처의 카페에서 잠시 쉬면서 생각을 정리했지요. 거기서 이야기를 했던 것이(사실 어제부터 이야기가 나왔었지만), 적산 가옥을 가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일제 시대에 일본인들 건너와서 살던 집이 패망 후에 남아서 그대로 일종의 문화재가 된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이 시대의 한국에서 그런 일본식 가옥을 접할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인지 그래서 더더욱 유명해진 것 같더군요. 실제로 뮤직 비디오 같은 것도 여기서 찍기도 했다니 한 번쯤은 가볼만한 것 같아보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입장료 같은게 있는 것은 아니고 일종의 카페 같은 식으로 음료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니 크게 부담될 것도 없었기도 하지요. 찾아가는 것이 문제였을 뿐. 아, 여담인데 5월의 부산은 그래도 부산이라고 햇살도 강하고 조금 더운 느낌이라 그런지 벌써부터 광안리, 해운대 해변에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벌써부터 수영복 입고 태닝하는 사람도 보일 정도였으니. 또, 확실히 사람들 옷차림이 가볍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해변이기 때문에 그렇다기에는 조금 아닌 듯도 싶었는데.

적산가옥 가기 전에 점심으로 수제 버거를 먹었습니다. 부산쪽에 나름 유명한 수제 버거집이 있다고 해서 개중에 찾아보니 적산가옥하고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있어서(물론 지하철 기준) 한 번 이용해봤지요. 역시나 수제버거는 수제버거라고 가격이 녹록하지는 않았긴 하나 일단 먹어보니 괜찮기는 했습니다. 음료를 맥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좋은 것 같기도 하더군요(국산 생맥주에 불과하다고는 해도). 다만, 이번에 주문을 할 때 트리플 패티 버거 같은걸로 시켜서 그런가 생각보다 좀 더 느끼해서 혼났습니다. 먹기야 어찌저찌 다 먹었는데 기름기도 많고 그만큼 느끼하기도 하더군요. 밸런스면으로 보자면 차라리 더블 패티 정도가 괜찮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렇게 수제 버거 먹으로 올 일도 그다지 없고 정말로 수제 버거 같은 것들은 먹으려고 작정하고 검색 끝에 시내쪽으로 나가야 그나마 있을까 하는 정도라서 이렇게라도 겪어보니 좋더군요. 자주 먹을 일이 없으니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대도 조금 덜 부담스럽기는 하다지만, 사실 이건 부산에 왔으니까 그런 김에 쓰는 것도 없잖아 있을겁니다. 제주도 가서 돈을 좀 쓰고 오는 것과 비슷한 정도. 사는 곳 기준이면 노원쪽에 수제 버거 한두개 정도 있다고 들었는데 언제 가보기나 할지는 모르겠군요. 셰이스셱 들어온 것도 있고.

이후에는 적산가옥을 갔습니다. 정작 적산가옥이라 검색하면 안 나와서 살짝 헤맨 것은 덤. 문화공감 수정이라고 꽤 유명한 곳이라 하는 것 같더군요. 아무래도 대한민국에서 일본식 가옥 보는 것은 굉장히 흔치 않은 일인터라 가보니 꽤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외견은 잘 보존되어있고 내부도 나쁘지는 않았던 점도 마음에 드는 점. 음료 역시 저렴한 편이었는데, 여기가 등록 문화제인데다가 신탁 형식으로 운영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분위기는 좋은 편이고 한데, 역시 유명한 곳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사진 찍으러 오는 일행들이 많더군요. DSLR, 미러리스 같은 것들 갖고 와서 여기저기 사진 찍는 것을 보니까 확실히 여기가 명소는 명소라는 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크다고는 할 수 없는 공간인데 확실한 촬영 포인트가 몇군데 있다는 것도 좀 인상적이더군요. 시간대만 잘 노리고 오면 빛과의 조화로 꽤 예뻐보이는 장면을 찍을 수도 있어보여서. 입장할 때의 안내문에는 전문 기기로 촬영을 하지 말라는 등의 이런저런 제약 사항이 있었기는 한데, 사진 찍어서 상업적 이용을 하지 않으면 된다고 써있기도 해서 다들 그냥저냥 암묵적 동의하에 이용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는 시간이 좀 남기도 하고 거리도 그리 멀지 않다 싶어서 부산역까지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걷는 길이 그리 좋다고는 하기 힘들었는데(무엇보다 좁아서), 걷다보니 평소 못 보던 것들을 보게 되어서 나름 신기하긴 하더군요. 특히나 의수/의족등을 취급하는 가게가 다수 보이던 것이 확실히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일종의 골목이 된 것인지는 몰라도 한 가게 건너서 또 나오는 식으로 되어있더군요. 그러고보니 걸어오는 도중에 전통 시장도 있다고 써있긴 하던데 그 때문인 것일까요. 걷는 거리가 그리 짧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꽤 남은 편이었습니다. 원래부터 여유있게 간 것이긴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은근히 남았습니다. 뭐, 부산 내려오면 어묵 세트 사가는게 일상이라서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어묵 세트 사고, 거기서 커피하고 어묵을 먹으면서 적당히 시간을 보내긴 했지요. 어묵은 이번에도 삼진 어묵으로 샀는데, 재작년에 고래사 어묵이 참 인상 깊어서 내심 아쉽습니다. 부산역 근처는 삼진 어묵밖에 없는데다가 고래사 어묵 제대로 된 곳에서 사려면 해운대점에나 가야 할텐데 그러자니 너무 피곤한 일이 될테고...

KTX는 다행히 정시 도착을 하더군요. 7시대 시간대였긴 해도 요즘 해가 길어서 그런가 울산 벗어날 때까지는 적당히 경치를 구경할만했습니다. 제휴 사이트를 통해서 예약을 한 곳은 거의 끝량에 위치해있어서 찾아가기 조금 귀찮기는 했지만 뭐 나쁘지는 않더군요. 그러고보니 이번에 비행기로 왔다가 KTX로 돌아가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전체적인 소요 시간은 거기서 거기나 다름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TX 이용할 경우에는 서울역에서 탑승하고 부산역으로 오는 것인데, 비행기는 김포 공항까지 가서 또 김해 경전철을 타고 부산으로 들어와야 하니까 전체적인 소요 시간면에서 이득이 그다지 없다 느껴지더군요. 비행기로 김포-부산이 대략 1시간 안 된다고는 하는데 그외 부수적인 이동 시간에서 잡아먹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다만, 역시나 KTX 가격은 저렴하다 하기 힘들어서 향후에도 마냥 KTX만 이용하리란 생각은 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복지몰 제휴 사이트 들어가서 할인을 받는다해도). 마음같아서는 잠이라도 청하고 싶었는데 그냥 보려고 했다가 못 본 애니들 몇 개 보니까 서울역 인근이더군요. 어째 또 이럴 때는 잠이 안 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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