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aydaywrite admin
자백(Spy Nation) / 2017 2016/10/30 (Sun)
것 참 보기 힘드네.
영화 '자백'을 보고 왔습니다.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로 정확히 말하자면 영화라기 보다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영화였지요. 굳이 알기 쉽게 말하자면 '그것이 알고 싶다'의 극장 상영판 같은 그런 것. 영화의 소재가 소재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상영관도 그다지 없고 그나마 있는 상영관들도 상영 시간대가 하나같이 보기 힘든 시간대에 배분되어 있었기 때문에 보는 것 자체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특히 이제는 멀티 플렉스가 대세가 되어버린 덕에 멀티 플렉스가 외면을 해버리면 보기가 힘드니까요. 물론 상영한지 이제 약 2주가 지났기 때문에 더 보기 힘들어진 탓도 있을겁니다. 어쨌든 멀티 플렉스 중에서도 롯데 시네마는 전멸 수준이었고, 메가박스 역시도 별반 다를 바 없는 상황(있어도 상영 시간대가 심야에 가깝고 상영관도 멀리 있는 곳). 그나마 CGV가 답지 않게(?) 상영 시간이 비교적 합리적인 편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녁 시간대인 것은 변함이 없더군요. 신촌 19시대 영화가 가장 빨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된 상황에서 대안으로 선택한 것은 대한극장과 서울극장. 모바일 검색으로는 대한극장보다 서울극장쪽이 원활했기 때문에 서울극장에서 보려 생각을 했습니다. 노리던 시간대는 10시 조조였지요. 그거 놓친다면 16시 30분 영화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었고 실제 일어난 시각이 정오를 바라보던 시간대여서 일어나서 느낀 느낌은 '망했구나'였습니다. 가뜩이나 이것저것 할 것도 많은 상황에서 이렇게 늦게 일어나버리면 어떻게 하기 힘들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머리도 깎고 한의원도 갔다 오긴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잘 될 것 같았긴 하나 아버지께서 요청한 것이 있어서 거기서부터 또 뭔가가 꼬여가는 느낌을 받았지요. 그런데다가 갤럭시 노트7 악세사리 환불이 이번 주도 넘어가면 조금 곤란해지지 않을까 싶은 조바심도 나서 더욱 그랬습니다. 결국 검색 끝에 종각역쪽에 있는 삼성 서비스 센터로 가기로 결정하고 준비 할 것들을 준비한 후에 출발. 갤럭시 노트7 악세사리 환불이 그냥 해주는 것도 아니고 구매한 물건의 영수증들을 챙기고(저는 오픈마켓 구매자라 그쪽에서 신용카드 전표 출력), 개통내역서도 출력해서 가야 했지요. 특히나 개통내역서는 직영점에 가서 처리를 해야 하는 문제라(노트7 가지고 있으면 상관 없지만 저같이 이미 교체한 사람들에게는 개통내역서가 필요) 정말 나중에는 시간이 초단위로 지나가더군요.

그래도 겨우겨우 봤습니다. 종각역에서 종로3가에 위치한 서울극장까지 죽어라 뛰어가니 그나마 상영시간 전에는 도착 할 수 있었는데, 오늘 자칫하면 못 볼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예매를 안 했기 때문에 정말 죽어라 뛸 수 밖에 없겠더군요. 현장 구매로 영화를 봤으니 망정이지 이래저래 참 곤란해질 뻔 했습니다. 남은 자리는 고작 세 자리밖에 없었던데다 그게 앞자리였던지라. 그래도 영화관 자체가 작은 곳이라 그런지 맨 앞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보는데 아주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상영관이 50명 정도밖에 안 들어가는 곳이라 그럴지도. 생각해보니까 멀티 플렉스가 아닌 일반 극장에서의 관람은 굉장히 오래간만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엽기적인 그녀 볼 때가 멀티 플렉스였나 아닌가 가물가물할 정도라(그거 아니면 정말로 어릴 때로 돌아가야 하는터라).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상영 시간이 되면 그냥 딱 시작한다는 점이었지요. 요즘 멀티 플렉스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 무조건 10분 늦게 시작하던 것에 익숙해서 조금 의아했을 정도였으니.

내용 자체야 사실 전달에 가까운 것이라 그냥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과 그간의 국정원의 간첩 만들기 행태를 고발하는 것이었지요. 제작이 뉴스타파인지라 탐사보도 같은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면서 느낀 것은 꽤나 화나는 내용이면서도 군데군데 헛웃음이 나오는 것. 이건 분명 심각한 행위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코미디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장르는 다큐멘터리인데 블랙 코미디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영화였다 할 수 있었지요. 여러모로 한 번쯤은 봐야 할 그런 영화라 느꼈습니다. 분명 보면 열받는데 보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영화였으니.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영화'라고 보긴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일단은 극장에 걸렸고, 영화제에도 출품해서 반응을 이끌어냈고, 시사회도 했으니 영화라 인정해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클라우드 펀딩으로 작품을 만든 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었단 생각도 들더군요(당연히 이런 영화(?)에 투자할리는 없었을테니). 더불어, 클라우드 펀딩 참여자들을 스탭롤에 전부 포함시킨 덕에 스탭롤이 상당히 길었습니다. 하긴 예전의 26년이었던가 하는 영화도 그랬긴 하지만. 어쨌든 잘 봤습니다. 분노하면서 실소하면서 탄식하면서 애도하면서. 개인적인 평점은 8.5/10. 40년전에 하던 짓거리를 아직도 한다는 것이 그저 개탄스러울 따름이더군요. 볼만한 가치는 있었다 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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