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aydaywrite admin
원더 우먼(Wonder Woman) / 2017 2017/05/31 (Wed)
그러고보니 원더 우먼을 영상으로 본 것이 대체 얼마만이더라...
DC 확장 유니버스(DCEU)의 신작 '원더 우먼'을 보고 왔습니다. 작년의 수어사이드 스쿼드 이후로 꽤 오래간만에 나온 영화이지요. DCEU쪽은 아직 확실히 잡힌 것이 그다지 없어서 그런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는 달리 각 작품마다의 개봉텀이 긴 편이 아쉽습니다. 거기에다가 당장 올해 11월에 개봉 예정인 물건이 저스티스 리그인지라 '이건 또 뭘 하려고'같은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참 문제라 보고 있지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비교해보자면 이건 아이언맨2까지 나오고 토르1편 나온 후에 어벤저스 나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보면서 실망을 많이 했던 물건들이 많은 DCEU이긴 한데, 그래도 나오면 비교적 꼬박꼬박 보는 편입니다. 아마 맨 오브 스틸을 꽤 재미있게 봐서 그랬을 수도 있겠군요. 개인적으로는 배트맨 v 슈퍼맨까지는 나름 괜찮게 보긴 했었고.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그다지 좋게 보지는 않았긴 한데, 어쨌든간에 이번에 나온다 했던 원더 우먼은 큰 기대까지는 안 했으나 보러 가기 전에 나온 정보들이 그리 나쁘지는 않아서 과연 그게 정말일지 걱정하며 보게 되었지요.

영화의 가장 큰 난관은 주연인 갤 가돗일겁니다. 연기력이 나쁘다거나 외모상 원더 우먼의 이미지와 그다지 안 맞는다는 것은 아닌데, 문제라면 논란을 불어일으키는 행동들이 '원더 우먼'의 캐릭터와는 안 맞기 때문이지요. '소셜 네트워크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이 딱 맞는 행동을 해버려서 매칭이 잘 안 되는지라. 아, 물론 저는 그냥저냥 잘 보긴 했습니다만 실제로 이 때문에 영화를 안 보겠다는 사람들도 있어서 쉽게 넘어갈만한 문제는 아닐거라 봅니다. 어쨌든, 그런 외적인 요소를 차치하고 본다면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았고, 캐릭터 이미지상으로도 꽤 매칭이 잘 되는 편이라 유난히 더 아쉽다 할까요.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좋아하고 재미있게 하지만 마냥 그러기도 애매한 한국인 게이머의 입장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도 일단 이쪽은 DCEU 세계관이라서 볼 거리는 정말 확실한 것이 참 좋았습니다. DCEU의 장점이면서 단점인 그 정신나간 스케일은 보면서 그저 감탄만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라. 까는 사람도 많지만서도.

세계관이 제 1차 세계대전이라서 꽤 생소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비교적 생소한 캐릭터인 원더 우먼인지라 더욱 더 생소하면서 새로운 느낌을 주더군요. 1차 대전, 그리고 그 시기의 시대상 같은 것을 잘 안다면 더욱 몰입할 수 있어서 그런 것을 잘 모르는 저로서는 살짝 아쉬웠기도 합니다. 원래 알고 있는 것들이 전혀 없었긴 하지만서도. 사실 처음에 볼 때는 '이거 1차 대전 시기 맞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던터라 변명할 말도 없습니다. 볼트 액션 소총이 그 때도 나왔던지는 모르고 있었으니 처음 전투 장면들 볼 때 고개를 갸우뚱한 것도 사실이니까요. 대충 전투기들 보고 난 후에야 '1차 대전이 맞았군'하고 확신을 했을 뿐.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스케일이 작은 것은 또 아니어서 볼거리는 상당히 충실했습니다. 연출을 잭 스나이더가 맡았는데 확실히 그 티가 확 난다 할까요. 거기에 DCEU 자체는 좀 분위기가 진중한 편이라 그게 대규모 전쟁인 1차 세계 대전과도 얼추 맞았다 할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초중반이 좀 지루하다는 점입니다. 호흡을 길게 잡은 것은 좋은데 많이 정적인 느낌, 그리고 설명하려는 것만 같아서 보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더군요. 액션다운 액션이 중후반부에 나와서 그런 탓도 있을겁니다. 실제로 중후반 들어오면서 굉장히 집중해서 본 것도 사실이었으니까요. 더불어 하나 더 문제를 잡자면 과도한 슬로우 모션. 잭 스나이더의 문제라 해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이게 적절하게 쓰이면 멋지게 보이겠지만, 무슨 액션만 나오면 신나는 슬로우 모션이라 오히려 멋지다기 보다는 피곤하기만 하더군요. 맨 오브 스틸이나 배트맨 v 슈퍼맨때도 이랬던가 싶었던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물론 그 둘은 감독이고, 이번에는 연출이니 다를 수야 있겠지만). 그리고 이게 참 설정과 실제의 괴리 같은 느낌이었는데, 작중에서 표현되는 아마존 전사들이 꽤 강해보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보여지기도 하지만 막상 현대식 무기로 무장한 적들을 상대하니 좀 허탈한 결과가 보일 때도 있어서 복잡미묘하더군요. 종족 자체가 다르지만 총 맞으면 죽는 것은 동일한 것이 이루 말하기 힘든 기분에 사로잡히게 만들덥니다.

확실히 평가가 괜찮은 것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후반부 전투가 약간 아쉬웠긴 하지만, 여전히 DCEU의 장점이자 단점인 '자연 재해급의 초인 대결'은 잘 살려놔서 시원시원해 좋더군요. 저게 왜 장점이자 단점이냐면 초인이 아닌 인간일 경우 손도 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 반전도 괜찮았고, 여러모로 정말 간만에 잘 나온 DCEU 세계관 작품이라 봅니다. 이 덕분에 11월에 나올 저스티스 리그가 조금 기대되는 것도 사실인데, 그쪽은 말이 워낙 많아서 어찌될지 걱정이 더 앞서는 편입니다. 감독도 중간에 바뀌었으니 더더욱(강판이라기 보다는 맡을 수 없게 된 사정이 생겨버렸다니). 어쨌든 영화로서 본다면 꽤 괜찮았습니다. 영화 외적으로 왈가왈부 하는 것들이 있어서(하필이면 그게 주연 배우) 그게 조금 문제가 될지도 모르겠지만서도. 그리고 남 주인공으로 나오는 크리스 파인이 맡은 스티브 트레버가 꽤 인상 깊었습니다. 연기면에서도 훌륭하더군요. 특히 마지막 비행기에서의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원래 히어로 영화 같은 것 좋아하고 DCEU 자체도 그렇게까지 나쁘게 보지 않는 성향도 있어서 평은 공감이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재미있게 본 것은 사실이니. 개인적인 평점은 8.5/10점 정도입니다. 영화 상영 시간이 긴 것은 단점이자 장점같은 그런 느낌이라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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