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aydaywrite admin
운전에 대한 의욕과는 별개로. 2023/04/18 (Tue)
차에 대한 욕구 정도는 남아있는 편입니다.
이전에 차가 없었을 때는 조금은 막연하게 운전에 대해 선망이 있던 편이었습니다. 환상을 가질만도 한 것이 그 이전부터 게임을 했다던가 할 때는 운전이 재미있었기 때문이겠지요. 레이싱 게임도 좋아했었고, 때마침(?) 학생 시절에 그 이니셜D가 나와서 더더욱 흥미를 이끌기도 해서 그럴겁니다. 생각해보니 요즘과는 달리 당시에는 이런저런 매체들을 통해 운전에 관심을 가질만한 상황이었기도 한데, 90년대 당시에는 학생이기도 했고(정확히는 고등학교 졸업까지) 그 무렵이 딱 게임들 이것저것 나올 때라서 흥미를 가질만한 요인들이 참 많았죠. 요즘과는 달리 그 당시, 아니 사실은 그 이후로도 한 콘솔 두개 세대까지는 레이싱 게임은 나름 일종의 해당 기종의 플래그십 라인 게임에 가까웠고(어떤 의미로는 성능 과시용으로도 쓸 수 있을만큼), 당시 오락실에 갔을 때 굉장히 눈에 띄는 체감형 기기는 건슈팅 게임과 더불어 레이싱 게임이었기 때문이기도 할겁니다. 지금 와서는 크게 좋아하진 않지만 그란투리스모 시리즈등으로 인해 조금 더 ‘리얼’한 레이싱 ‘게임’에 눈을 뜰 수 있었던 편이었으니(그란도 라이센스 따기 지랄맞은 것 외에, 빠들이 하도 난리를 쳐대서 싫어하는 것에 가깝기도 하고). 아, 물론 레이싱 게임 자체는 이전부터도 좋아하긴 했습니다. 좋아할만한 시기이기도 했지요.

그런 감상에 가장 박차를 가한 것은 아마도 이니셜D 애니메이션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릿지레이서 R4 나왔을 때도 상당히 센세이션했었고, 어쨌든 이니셜D 애니메이션은 당시의 유로비트를 깔고 멋들어진 드리프트 배틀을 보여준 것도 있어서 선망할만한 이야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드리프트 자체가 실제 레이스에는 이제와서는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는 평가이긴 합니다만(서킷 레이스 기준), 그와는 별개로 뭐랄까 굉장히 로망을 자극하는 그런 멋진 기술이었다 할까요. 실제로 이후 레이싱 게임등지에서도 결코 빠질 수는 없는 그런 것이 되어서(리얼한 서킷 레이스 기준이라면야 또 이야기는 다르긴 한데, 비교적 캐주얼한 레이싱 게임 기준) 더욱 관심을 가졌던 것도 있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리얼한 노선의 레이싱 게임에서도 드리프트 자체는 못 하는 것은 아닌데, 그쪽은 리얼한 노선이다보니 차량 세팅에 더불어 조작 역시도 그냥 휙휙 되는 것이 아니라 얌전히 포기하게 되더군요. 머리가 나빠서 이론조차 머릿속에 집어넣지 못 한 것이 더더욱 그랬던 것도 있고, 보통은 휠을 써야 된다는 이야기들이 많으니 더더욱 포기하게 된 것. 휠 자체는 써본 적이 있긴 했습니다만, 집에서 그거 일일이 꺼내기도 그렇지만 거치해서 쓰기가 많이 불편한 것도 있다는 점도 있었습니다.

차를 실제로 갖기 전까지는 그런 식으로 나름의 환상이 있었던 편이고, 그와는 별개로 혹시라도 몰라서 운전을 하게 될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기 때문에 운전 면허도 취득을 했었지요. 면허 취득은 이후에 군대 전역 이후 학교까지 졸업을 한 이후의 이야기이니 한참 이후의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면허 취득을 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운전은 나름 재미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편이었긴 하지요. 그 때까지는 이니셜D의 영향 및 운전 면허 취득을 1종 보통, 다시 말해 수동 차량으로 취득한 것도 있어서 나름 수동에 대한 환상도 있었던 편이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여력만 되면 수동 차량 몰고는 싶다는 생각이 있기도 하지만, 사실 이제와서 수동 차량 몰 상황이 전혀 아니니까(산다 하더라도 중고로나 살 상황이고) 고이 접어놓긴 했지요. 그래도 한 때는 정말 원하던 차가 기아 엘란이기는 했습니다. 이쪽도 현실적인 문제(결국 모든 문제는 돈 문제)로 인해 포기한 것이었는데, 만약 샀더라도 관리해가면서 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군요. 어쨌든 운전 자체에 대한 흥미는 장내 기능 및 도로 주행때까지는 꽤 재미있다 느꼈던 편입니다. 면허 취득 이후에도 아버지한테 운전 연수 조금 받기도 했는데, 만약 그 이후에 차가 바로 있어서 여기저기 다녔으면 현재와는 조금이나마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정도만 하고 있지요.

거기에서 한참 이후에 어찌저찌 차가 생기긴 했었지만, 생각보다는 많이 못 몰았습니다. 자신감이 많이 결여된 상태였고(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차가 없었을 때와는 다른 현실을 느끼다보니까 차를 점차 못 몰게 되더군요. 인수했던 차는 싸게 인수해서 거의 연습용 느낌이기는 했지만, 이래저래 잔문제들이 많아서 나름 고생했던 것도 아마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뭐, 일단 확실하게 깨달았던 것은 ‘차는 산다고 끝이 아니고 사는 순간부터 시작’이라는 점이었지요. 유지비라던지 이런저런 것들. 그런데다가 결국 사고를 내서 폐차까지 갔으니 뭐라고 더 할 말이 없을 뿐입니다. 현재 어찌저찌 다시 차가 생겼지만 사실 이건 원해서 생긴 것이 아니고 작년에 아버지 건강 문제로 인해서 더 이상 차를 쓰기 힘들어진 탓도 있어서 제가 쓰게 된 것이었으니까요. 첫 차아 마찬가지로 인수하는데 크게 금액이 들어간 것은 아닌데(오히려 이쪽은 아버지 차 인수를 하게 되어서 따로 차값도 나간 것 역시 아니니까. -인수하는데 세금등 별도의 비용은 은근히 들어가긴 했습니다-) 이래저래 생각치도 못 한 차였지요. 아, 물론 운전 자체를 아주 꺼리지는 않는 편이고 재미를 가끔 느낄 때도 있는 편입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왕복 2시간 이내의 한적한 도로에 한해서 이야기일 뿐입니다. 다른 차가 있을 경우부터가 스트레스 엄청 받는 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차를 갖고 싶은 이유는 참 뭐라 해야할까요. 결국 운전은 해야 할 상황이 찾아오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기술’로서 어떤 의미로는 제가 가진 ‘낚시’에 대한 생각과 비슷한 것이라 해야 할 듯(낚시도 생존 기술로서 익혀두기는 해야겠다 하는 그런 느낌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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