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aydaywrite admin
역시 숙취가 문제입니다. 2023/08/08 (Tue)
마실 때야 좋지.
어제 친구들과 만나서 술을 마신 후에 집으로 돌아왔을 때까지는 언제나 그렇듯 겉보기로는 멀쩡하게 돌아오기는 했고, 지하철에서 깜빡 잠이 들어서 내릴 역 한참 지나치고 내렸다거나 하는 사태도 벌어지지 않아 다행이었기는 하지요. 에전에 딱 한 번뿐이었긴 하지만 깜빡 잠이 들어서 깨보니 한성대입구역이었고 겨우겨우 내려서 다행이었긴 하지만, 그렇게 기다리던 열차가 당고개행 막차여서 가까스로 돌아왔던 것을 생각해보면 꽤나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꼭 한성대입구까지 아니더라도 가끔 별내쪽에서 술 마시고 돌아올 때 무심코 앉았다가 그 순간 잠들어버린 탓에 당고개역 지나친 적도 그외로도 한두번 정도는 있었으니까요. 다행인 것은 한성대입구여까지 뻗어버렸던 때와는 달리 그나마 멀리 가지 않은 상태에서 눈이 떠졌다는 점입니다. 창동이었나 쌍문이었나 그 정도까지 가서 눈이 떠진 것이니 다행이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지요. 출근을 할 때도 가끔 앉아서 자다가 내릴 역 지나쳐서 참사 일어난 적도 몇 번 있었긴 하니 주의는 하긴 하는데(나름 알람도 진동으로 맞춰놓고 잔다거나 하는 편인데도) 생각만큼 안 될 때는 아예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사실 퇴근 때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전같았으면 당고개역이 마지막 역이라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차량 대기소까지는 들어가서 다시 나올 때까지 기다린 적도 있었긴 해도) 이제는 진섭선 개통이 되어서 가끔 진접선 타고 돌아올 때 비슷하게 별내별가람역 근처에서 눈을 떴던 적이 있었기도 합니다. 뭐, 덕분에 오남역까지 갔다가 돌아오기는 했지만(그 때는 어찌저찌 타이밍이 맞아서 돌아오는 열차도 비교적 금방 왔던 편이고).

어쨌든 잘 들어온 것까지는 나쁘지 않았고 집에 와서도 잠들 때까지는 그럭저럭이었습니다. 의외라면 의외라 할 수 있게도 또 집에 와서도 바로 뻗어버린 것도 아니었던지라 숙취가 심할 것 같은 느낌은 딱히 없었기는 한데, 정작 아침에 일어나서 상태가 썩 좋지 않아서 종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이유가 되었기도 하지요. 속이 상당히 좋지 않아서 아침 식사조차 제대로 하기 힘들 정도였기도 합니다. 속을 게워낸다거나 하는 일은 없어 다행이었긴 한데, 이 때문에 점심도 가까스로 먹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내 속이 좋지 않아서 종일 고생했지요. 그나마 퇴근을 할 무렵에는 많이 나아지기는 했으나 화요일부터 숙취로 고생하는 것은 참 싫은 일이었습니다. 어제 마신 술이 막걸리와 맥주였는데, 아마도 범인은 막걸리겠고 그걸 결과적으로는 섞어서 마신 꼴이 된 것이었으니 문제가 생길만도 했다 해야겠지요. 특히나 막걸리 같은 경우는 마실 때만 좋은 술이다보니 매번 후폭풍을 겪는 편입니다. 막걸리 자체는 좋아하는 편이고, 특색있는 막걸리들도 많아서 찾아서 먹는 재미가 있긴 한데 문제는 역시 그 후폭풍이라서 언제나 마신 이후에 고생을 한단 말이지요. 많이 안 마시거나 그나마 막걸리만 하나 적당히 마시면 좀 나은데 아무래도 맥주까지 마신 것이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아, 물론 막걸리만 마셔도 어디까지나 많이 마셔야 두 통 정도일 뿐이지 그 이상 마시면 뭐가 어찌 되었든 숙취로 인한 고생은 확정이긴 하지요.

요즘에는 오히려 주량이 많이 줄어버린 편이기도 해서 술도 많이 못 마시는 편입니다. 원래도 술 잘 마시는 편은 아니었지만, 친구들하고 마시다보면 어느정도는 마시는 편인데 자주 마실 일이 없어서 그런가 마실 때는 그렇다 쳐도 돌아와서 사단이 나는 빈도가 높아졌단 말이지요. 술 많이 마셔 좋을 것 하나 없기도 하니 차차 술을 줄이는 것이 낫겠다 생각은 합니다만, 그런 생각과는 별개로 언제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집에서도 술은 잘 안 마시는 편인지라 주량은 점차 줄고 있는 것이 맞는 듯. 다만, 이와는 별개로 집에 술 자체는 꽤 많이 있고 이것저것 해서 마시겠다는 생각도 해서 사놓은 것인데 정작 손도 못 대고 있는 것은 참 안타깝기만 하단 말이지요. 하이볼 만들어 마시려고 준비한 것들도 좀 있는데 술도 그렇고 사놓은 토닉 워터도 그렇고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잠깐 하이볼 마시려고 삽질을 할 때 레몬 시럽이 아닌 과일 레몬을 살까 생각을 했던 것을 접었다는 점이지요. 보관성 때문에 혹했다가 말았는데 그게 참 좋은 선택이었다 봅니다. 무턱대고 사서 손질까지 해놨다가 썩혀버리는 꼴이 되었을 것이 다분할테니까요. 풍미 같은 것을 바란다면 실제 레몬을 쓰는 것이 낫기야 하겠습니다만, 욕심이지요.

술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보니 술 역시도 좀 가벼운 쪽으로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이볼에 나름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친구가 전에 얼그레이 시럽 이용해서 만들어 준 얼그레이 홍차 때문이기도 한데, 마셔보니 입에 맞는 편이기도 해서 흥미가 생긴 것. 또 하이볼이 의외라면 의외라 할 수 있게도 레시피가 아주 정형화되어있지 않은 물건이라서 대충 만들어도 되고 베이스가 되는 술도 다양하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쉽게, 대충대충 마시는 저하고 잘 맞는 편이기도 합니다. 베이스로 쓸 증류주+토닉 워터+레몬 시럽 정도면 무난하게 만들어서 마실 수 있으니까요. 토닉 워터를 탄산수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시도해본 적도 있었으나 생각보다 많이 드라이해서 취향에는 토닉 워터가 낫겠더군요. 베이스가 되는 술에 따라서도 맛이 다르고, 꼭 위스키만 쓰란 법도 없다보니(실제로 집에서 시험삼아 만들어보려고 사둔 술이 저렴한 증류식 소주였으니까) 부담이 덜한 것도 있을겁니다. 재미있는 것은 비싼 위스키로 만드는 것 보다는 좀 저렴한 위스키로 만드는 편이 더 나은 경우가 있다는 점이더군요. 굳이 비싼 술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전체 비용으로 생각해보면 가성비도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 봅니다. 술집에서 취급하는데 있으면 맥주보다 좀 더 비싸긴 한데, 마시는 페이스가 맥주만큼 헤픈 편은 아니라서 그런가 나름 가성비가 있는 편이란 점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지요. 특히 이렇게 더울 때 마시기에 좋기도 하니…


[PREV] / [1]...[4][5][6][7][8][9][10]...[1002] / [NEXT]


IRiS ell =starry sca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