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aydaywrite admin
엑시트(EXIT) / 2019 2019/08/15 (Thu)
비교적 깔끔한 영화였습니다.
광복절을 맞이하여까지는 아니지만, 국산 영화 엑시트를 보고 왔습니다. 어쩌다보니 관심이 생긴 것에 비해서 늦게 보게 되었는데, 이유라면 생각보다 짬이 잘 안 났다는 점일겁니다. 거기에 요즘 국산 영화들이 은근히 지뢰작이 많아서 제대로 된 평가 나오기 전까지 보류하고 있는 탓도 있지요. 나랏말싸미라던지, 봉오동 전투라던지 하는 것들. 봉오동 전투 자체는 아주 망작이 아니라고는 하덥니다만, 영화 외적인 논란은 둘째치더라도(결국 그 논란은 가의 가짜 뉴스 같은 정도가 된 것 같긴 해도) 영화의 완성도가 낮거나 아니면 가치가 없는 수준이라면 그걸 또 돈을 주고 보러 갈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특히나 작년의 군함도가 꽤나 얼얼할 정도로 뒤통수를 갈겨줬기 때문에 더욱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까지 올해 개봉한 국산 영화 중에서 관심은 있었는데 피한 것은 봉오동 전투와 나랏말싸미군요. 자전차왕 엄복동은 애초에 관심조차 없었으니까. 아쉽다면 아쉬운 것은 기생충을 결국 못 봤다는 점입니다. 영화도 타이밍 안 맞으면 보기가 너무 힘들어서 원.

처음에는 확 와닿는 것이 없어서 볼 생각은 안 했습니다. 중간에 들려오는 평가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편이라 일단 부모님 한 번 보시고 오시는 편이 좋겠다 생각을 해서 지난 주에 예매해드린 것이었지요. 먼저 본 친구에게서도 영화 괜찮다는 말을 들어서 속는 셈치고 한 번 볼 생각을 해서 결국 오늘 본 것입니다. 아마 오늘 못 봤으면 또 한참 미뤄지지 않았을런지. 포스터 느낌이 워낙 싸구려같이 느껴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었지 않을까 싶더군요. 그 전에 사전 정보도 딱히 들려오지 않아서 개봉 전까지는 '이런 영화가 있었던가'하는 생각 밖에 안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올해 초에 개봉한 극한직업과도 얼추 비슷한 편인데, 그래도 극한직업은 영화 소개 프로그램이라던지 극장이라던지 여기저기서 틀어주는 예고편등이 있어서 어느정도 인지는 하고 있었던터라(감독도 알고 있었고). 이런 흥행에는 경쟁자들이 고꾸라진 것이 꽤 호재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오늘까지 600만 돌파라던가요. 손익분기는 넘겼다니 어디까지 가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영화는 생각보다 상영 시간이 짧아서 놀랐는데(100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것 다 하고 깔끔하게 끝낸 것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떤 의미로 보자면 극한직업때와 비슷한 편이었는데, 자잘한 신파 같은 것은 가급적 일찍일찍 쳐내고 바로바로 액션으로 들어가서 생존과 그를 위한 탈출에 집중하는 것이 몰입감이 있어 좋았습니다. 사실 초반은 조금 곤욕스럽긴 했는데(묘하게 항마력이 낮은 편이라 그럴지도) 초반 지나고 난 후부터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들더군요. 화학 테러라는 과연 실제로 일어날까 의심스러운(하지만 적어도 영화상에서는 가능하게 보이는) 그런 일을 다루긴 했지만 대처법과 응급 상황에는 현실과 딱 맞는 이야기를 해줘서 의외로 나중에 짬짬이 챙겨봐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임시 들것 만드는 것이라던지 정화통 사용 방법이라던지 하는 것들. 거기에 주인공들이 어디 사명감 대단한 사람들이 아닌 그냥 보정이 좀 빵빵하게 들어가긴 했지만 흔하다면 흔한 소시민에 가까운 캐릭터라 더욱 몰입하며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아쉬운 점이라면 언제나 그렇듯 사운드. 캐릭터들이 어느 영웅들이 아닌 소시민들이고 그에 따라 갈등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이 하면서도 희생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울고불고 하는 것이야 좋다지만, 그래서 대사 전달이 잘 안 될 때가 많아 난감했습니다. '뭔 소리 하는거야'라는 생각이 들더란 말이지요(...). 개연성 부분에서도 몇몇 부분이 아쉽다고는 하지만, 그건 극적 재미를 위해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큰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특히 기본적으로는 12세 이용가이고 반쯤은 코미디 요소도 있다보니까 재난 상황에 대한 묘사가 초반과 꽤 달라지는데,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는 타협이 아닌가 싶기도 하니까요. 자세히 묘사하면 등급이 오르고 코미디 요소를 버려야 할테니. 그나저나 주인공들이 산악동아리 출신이라 클라이밍쪽에선 에이스급이라고 묘사가 되는데, 그래서 클라이밍 장면이 나오면 그게 참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가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천상 게이머라 그런 것이겠지만(...). 어쨌든 예상하지 못 했기에 더 놀라운 그런 영화였습니다. 유익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영화 길이도 적당하면서 깔끔하게 끝냈으니 마음에 들더군요. 개인적인 평점이라면 9.0/10점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예상치도 못 하게 한 방 얻어맞은 그런 느낌이군요. 인방 장면만 없었으면 좋았겠는데, 발연기로 손발이 오글오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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