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aydaywrite admin
바쁘게 돌아다녔습니다. 2019/11/14 (Thu)
정신이 없군요
제주 여행 이틀차. 오늘은 성산 일출봉-고흐의 정원-성읍 마을-쇠소깍-서귀포 올레시장 순으로 돌아다녔습니다. 확실히 차가 있으니 이동하는데 제약이 덜해져서 좋더군요. 물론 그에 따른 연료 소모와 주차의 압박을 겪어야 하기는 했지만, 제주도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은 것을 생각해보면 제주도 여행은 차를 렌트하는게 가장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뭐, 도보 일주나 자전거로 일주 같은 것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럴려면 충분한 준비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할테니 저로서는 도저히 생각하기 힘든 일이지요. 차는 오늘, 정확히는 어제 충전을 했습니다. 마침 성산 일출봉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가 있어서 한 번 이용을 한 것. 차를 렌트할 때 이미 충전 비용을 내고 카드를 받아와서(1일 4,000원으로 쳐서 총 16,000원) 그외 따로 충전비가 소요되지는 않았습니다. 인수 할 때 대략 200km 중반대 주행 가능이라 써있던게 주차를 할 무렵에는 100km 중반대로 나와있어서 미리미리 해둘 수 밖에 없었지요. 충전 시간은 대략 40분 정도 걸렸는데 어제는 저녁을 먹으러 돌아다니는 와중에 한 것이라서 크게 문제는 없었습니다.

성산 일출봉은 이름 그대로 일출을 보기 위해서 올라간 것이었습니다. 사전에 일출 시간도 검색을 해서 알아놨고, 일출봉 오르는데 걸리는 시간도 어느정도 걸리는지 대충 검색해서 파악해놓은 상태였지요. 뭐, 굳이 첫 날 숙소를 성산쪽 게스트 하우스로 잡은 것도 오로지 이 때문입니다. 게스트 하우스 위치가 일출봉에서 그리 떨어져있지 않아서 더 좋았지요. 오늘의 제주도 일출 시각은 7시 3분 정도였던터라 새벽에 가까스로 일어나서 부랴부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원래는 한 5시 30분쯤에 일어나서 준비를 하려고 했었는데 6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일어나서 움직이게 되었지요. 등정에는 대략 30분 정도 걸린다 써있었고 길 자체도 그냥 계단으로 깔아놔서 크게 어려울 것은 없었는데, 새벽부터 바람이 꽤 강하게 불고 또 날이 그리 맑지 않게 느껴졌던 것이 오르기 전의 불안 요소였습니다. 실제로 일출을 제대로 본 적도 없었기에 오늘은 상당히 기대를 했던 편이지요. 예상 시간 30분쯤이라고 써있던 일출봉 오르는 시간은 실제로 제 걸음으로는 약 15~20분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조금 늦게 올라갔다 생각을 했지만(일출 시간 이전에 도착은 했고), 이미 사람들이 굉장히 많더군요. 하지만 오르기 전부터, 그리고 오르면서도 걱정했던 흐린 날이 발목을 제대로 잡아서 일출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매서운 바람과 그에 따른 추위를 버텨가면서(바람은 정말로 사람 날아가겠다 싶을 정도로 불어닥쳐서) 꽤 오래 있었지만 구름이 짙어서 해가 안 뜨더군요. 경치 자체는 좋았지만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입장료는 내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할까요(입장료는 8시부터였나 9시부터였나 받기로 하니까).

터덜터덜 내려와서 해가 뜬 일출봉 주변을 둘러보고 서서히 걷혀가는 구름을 보면서 참 아쉽다는 생각은 했지만 어쩄든 일출은 혹여 다음에 제주도 올 때가 생길 경우를 기약해야 했습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차려주는 무료 조식을 먹고(토스트인데 꽤 괜찮았던 편), 적당히 체력을 회복하다가 체크아웃하고 발걸음을 옮겼지요. 그 전에 카페 페스를 사용할 수 있는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떠났습니다. 걸어서 한 15분쯤 거리였는데, 왔다갔다 하면서 성산쪽도 슬슬 둘러봐서 딱히 손해를 본 것은 아닐 듯. 우도는 못 들어가고 그냥 모습만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도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배 시간 안 맞거나 배가 출항을 못 한다 하면 갇혀버리니 차마 엄두를 못 내겠더군요. 다음으로 옮긴 곳은 성읍 마을쪽이었는데 검색을 해보니 거기 가기 전에 있는 고흐의 정원이란 곳이 나름 한 번쯤 가볼만하다고 써있어서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입장료는 13,000원 정도 했지만 할인권 찾아서 9,500원에 입장을 했지요. 생각해보면 소개 블로그에 낚인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서도(...).

고흐의 정원은 고흐를 소재로 한 미로, AR 미술, 제작 체험(별도 요금), VR 체험(정비중), 파충류 관람등의 소재가 준비된 곳입니다. 제작 체험과 VR 체험은 현재 못 쓰는 정도더군요. 미로 정원은 그냥저냥했고(본격적인 미로는 아니었으니까), AR 체험은 조금 신기하긴 했습니다. 앱을 설치해서 진행하는 식인데 나름 그럴싸한 연출이 되는 것들도 있더군요. 다만, 그게 인식율이 미묘하게 떨어지는 편이라서 잘 안 될 때는 잘 안되더라는 것. 사실 기대한 것들과는 좀 달라서 아쉽긴 했습니다. 성인 취향이라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자녀들 데리고 올만한 그런 곳이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뜬금없다 생각되는 파충류 관람이 딱 그거였습니다. 공간이 그리 넓지는 않지만 파충류들 뱀이나 거북이, 도마뱀 같은 것들을 관람도 하고 때로는 만져볼 수도 있는 체험 학습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었는데 오히려 여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는 것이 아이러니(...). 특히 실제로 만져볼 수 있던 것이 꽤 놀라웠던 점입니다. 어제 갔던 아쿠아 플라넷은 보는 위주인데 이쪽은 몇몇 개체에 한해서는 직접 만져볼 수 있었으니까요. 이벤트 참여해서 무료 커피도 한 잔 얻어마셨겠다 이 파충류 관람과 커피만으로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올지는 조금 의문이긴 한데, 혹여 다시 오게 된다면 파충류 관람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할 듯 싶군요.

성읍 마을은 대략 19세기쯤의 제주도 성읍 마을을 재현해놓은 곳이었는데, 확실히 제주도가 육지와는 다른 뭔가를 느끼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조선식 건물(관청이나 성문같은 것들)이 들어선 곳을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느껴져서 깜짝 놀랐지요. 여기는 관광지이기도 한데, 또 실제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지 그게 좀 독특했습니다. 혼자 다녀서 그런지 호객이나 강매 같은 것은 안 당해서 다행이었지요. 생각보다 넓지는 않았지만 구석구석 보느라 시간은 은근히 소요했습니다. 조금 신기하다 싶은 것은 안에 교회 하나 떡 하니 있다는 점이었군요. 조선식 건물 이상으로 위화감이 넘치는 곳이던데 여기는 아마도 사람들 모이다보니 세워진 그런 교회 같았습니다. 꽤 오래 전부터 있었던 곳 같기는 하더군요. 성읍 마을은 유적지 그대로라기 보다는 재현을 해놓은 그런 곳 같다고 보는데, 어느정도 그 당시를 생각하게 하는 것들이 있어서 돌아다닐맛은 나더군요. 실제 사는 곳과 주민 생활하는 곳이 딱딱 나눠진 것 같지 않은게 조금 신기하기도 했고.

성읍 마을을 나와서 늦은 점심을 먹고 쇠소깍으로 갔습다. 친구가 추천해준 제주식 오리 두루치기를 하는 집인데, 다행히 혼자도 받아주더군요(사람이 없어서 그랬을지도). 2인분 먹는다 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제주식 오리 두루치기는 양념된 오리 주물럭을 익히다가 거기에 콩나물과 무생채를 넣어서 볶아먹는 스타일이던데 생소하면서도 맛있었습니다. 먹고나서 바다 근처라 바다도 한 번 보고 쇠소깍으로 출발했지요. 제주도 바닷가의 신기한 점은 현무암의 영향으로 여기저기 까맣다는 점입니다. 특히 흙도 까만 것은 꽤 신기하더군요. 어쨌든 쇠소깍은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고, 민물쪽은 좀 더 들어가면 마치 협곡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라 놀랐습니다. 찾아간 시간대가 해가 뉘엿뉘엿 저물 시기라서 사진 찍기는 참 좋은 풍경이 되더군요. 또 이 때는 바람도 그다지 불지 않아 물이 잔잔했기에 어느정도의 반영 사진도 찍을만한 정도였습니다. 친구에게서 18-200mm 렌즈 빌려간 것을 활용할 수 있어 좋았지요. 정작 성산 일출봉에서는 별로 못 써서(...). 쇠소깍도 카누 젓기라던지 같은 액티비티가 있었지만 이런 것은 연인끼리 하는 것이니 패스.

서귀포 올레시장은 제주시 동문 시장과 더불어 큰 규모를 자랑하는 전통 시장입니다. 깔끔한 느낌으로 갖춰진 모습은 오히려 동문 시장보다 올레시장쪽이 조금 더 잘 갖춰진 느낌이더군요. 그냥저냥 구경을 하고 친구가 부탁한 수제 맥주 가게도 한 번 가볼까 해서 들른 것인데 주차부터 시장 들어갈 때까지가 참 힘들었습니다. 이것저것 복잡하고 사람도 많고 기념품 가게도 많아서 정신이 없더군요. 적당히 구경하고 살 것들 조금 사서 바로 나와 드디어 호텔로 왔습니다. 중문 관광단지 근처에 있는 비지니스 호텔인데, 생각보다 도착이 늦어서 여기도 주차하기가 참 힘들더군요. 최근 차는 옵션이 잘 갖춰져있어서(코나EV 렌트카는 풀옵 사양이었고) 어려운 주차도 그럭저럭 할만했습니다. 여기저기 정신없이 돌아다녀서 피곤한데 수제 맥주집에서 사온 맥주를 마시고 조금 서둘러 잠을 자둬야 할 것 같군요. 내일은 한라산을 가볼 예정인터라 오늘처럼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확실히 게스트 하우스도 나쁘지는 않지만 역시 호텔이 편하기는 참 편하더군요. 혼자 왔기에 더욱 더 혼자만의 공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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